새벽 첫 배를 타고 좌대 고기를 잡고 마지막 배를 타고 하리 방파제에 도착했습니다.
힘들어 지치고 배는 고프고...
식당을 찾아 위쪽 길로 슬슬 걸어갑니다.
'한판 떼기' 간판이 보이네요. 뭐지? 무슨 한판?
음식점이라는 생각에 멀리 보이는 간판만 보며 와이프와 걸어갑니다.
카메라 밝기를 올리고 야간 옵션 등을 넣어서 그렇지 어두운 밤입니다. 어두운데 왜 사진은 저녁 하늘 느낌이...
건물 가까이 가니 고기 냄새납니다. 엘리베이터 입구 입간판 그림에 고기라고 적혀 있습니다.
멀리서 볼 땐, 바닷가 근처라서 '회' 한판 이런 걸로 착각했음.
부산 사람이 아닌지라 이곳의 상권이 어떤지 모르지만, 식당과 건물이 어울리지 않고 유동인구도 없었으며 최근에 오픈한 느낌입니다. 식당 안에도 손님이 없을 거란 생각고 들더군요. 멀리 낚시하러 부산까지 왔는데 가볍게 한잔하고 숙소로 돌아가 빨리 씻고 잘 생각뿐,. 몸이 피곤한데 조건 찾아가며 식당 찾아다니기 귀찮았음.
근데.. 웬걸...
동네 사람이 없고 코로나 생각해서 다들 힘들게 하루하루 버티는 식당을 생각했는데,. 동네 사람들 다 '한판 떼기'에 있네요.
테이블 꽉 차 있고 해양해군학교 복장으로 보이는 단체 팀도 있었습니다. 직원도 사장님 포함 4명 정도로 보입니다.
장사 잘 되는 집이네요 ㅡㅡ;
"사람들 대부분 뭐 시켜요?"
"뒷고기 한판 주로 드세요."
"그럼, 뒷고기 한판이랑 참이슬 한병 주세요."
"네~~~"
친절한 직원분이 마스크 넘어로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주문을 도와줍니다.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도 음식에 자부심이 있어 보이고 상당히 친절했음. 모든 직원이 상당히 친절하고 여유가 있어 보임.
손님이 많고 바쁜 가게도 직원이 여유 없이 분주하고 이리저리 움직이고 치우고 쫓기듯 일하면 내 돈으로 내가 먹는데도 뭔지.. 뭔가.. 시선이 움직이고 은근히 신경 쓰이고 트인 곳에서 먹는게 아닌 작은 방에서 먹는 답답함이 들거든요.
직원이 릴렉싱하게 움직이니 음식을 먹는 본인조차 릴랙스 합니다.
본인은 이런 느낌을 좀 따지는 성격입니다. 식당의 분위기도 좋지만 일하는 사람의 분위기도 중요하게 느낌.
뒷고기를 주문했는데,. 뒷고기 잘 못하면 망하는거 알죠?
고기만 두고 맛 평가하면 맛없는 집 많습니다. 순간,. 뒷고기 말고.. 딴 걸 시켜야 했나.. 뒷고기가 평타 이상하기 힘든데,.
스키다시 나옴. 스키다시 우리나라 말로 뭐죠? 갑자기 생각 안 나네.. 한국 사람인데.. 일어 못 하는데..
2만 원에 이 정도면 가격으로 승부하는 '뒷고기 한판 떼기' 인정.
고기가 익어 갈 때쯤,. 가운데 '파재래기'로 추정되는 것을 가운데 놓아줍니다.
"앗! 한판 떼기 시그니처 인가요?"
"네. 이렇게 먹어야 맛있어요. 같이 드셔 보아요~"
나는 내가 익혀 먹는 줄 알았는데,. 직원분이 전부 도와주십니다. 2만 원에..
보통은 대게 2만 원이면 대부분 셀프인데.. 이렇게 팔아서 얼마 남지..
위 사진에 보이는 도구로 가운데 파재래기 위치를 잡고 익힙니다. 집에 가져가서 해 보고 싶은.. 전생에 도적이었나..
욜라 맛있음. 이 가격의 퀄리티가 아님. 가격이 저렴해서 그런지.. 뻥 안치고 욜라 맛 좋음.
다른 곳에 먹어 본 뒷고기 품질도 아니고 글을 쓰는 지금도 먹고 싶어서 다리 떨고 있음.
와이프와 소주 한 병 나눠 먹고 갈려다가 세병을 마심. 시그니처 파재래기 신의 한 수.
가격으로만 승부하는 '한판떼기'라 생각했는데, 맛으로 승부하는 '한판떼기' 인정!
천 원짜리 공깃밥을 시키려다 '치즈 폭탄 볶음밥'을 시킵니다. 육천 원인데.. 3~4인분 임.
직원분이 오셔서 도와주십니다.
짠~ 먹고 먹고 또 먹어도 반을 남겼습니다. 양이 너무 많네요.
본인이 좋아하는 볶음밥 형태인데,. 바닥이 바싹 바싹한 그 느낌에 볶음밥입니다.
너무 고소하고 너무 맛있어서 살을 뺄 수가 없어요.
이 가격에 이 퀄리티에 이런 서비스라면 맛집 인정! 후회 없는 '한판 떼기'입니다.
근처 오시면 한번 쑤시고 가세요.
라면은 무제한입니다. 직접 셀프로 끓여 드시면 됩니다.
저희 부부는 고기와 밥의 양이 너무 많아서 라면은 먹을 생각조차 안 함. 3명이 와서 먹어도 양이 많아서 라면 못 먹을 것 같습니다. 4명 정도 와서 '뒷 고기 한판' 시키고 라면 '1개' 먹으면 되겠네요.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먹다 보니 사람들 빠져나가고 시계를 보니 한참 늦었네요. 자정이 넘었어요..
이런게 좀 신기함..
일찍 와서 먹은거 같은데 자정이라는게.. 내가 늦게 왔었나...
암튼,. 맛 집 추천 '한판 떼기' 꾸욱 눌러 주고 갑니다.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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