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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 나올 때마다 세상 참 재미있네요. 젊은 감각 아빠가 되려 딸에게 신조어로 대화를 나누다 "아빠, 그건 비슷한데 그렇게 쓰는 게 아니야."라는 말을 듣고 설교를 듣습니다. 단어를 단어 그대로 이해하고 사용하는 게 아니라 상황, 이유 등 여러 가지 맞추어야 하는 신조어 공부가 가정 내 주 대화가 되었네요.

 

# 억까 : 억지로 깐다.

# 억빠 : 억지로 빤다.

 

'억까'는 '억지로 깐다'의 뜻으로 상황이 중요합니다.

 

누가 보아도 실패할 수밖에 없는 프로젝트를 A(팀장)가 회사의 지시로 강제로 일을 맡아 진행하였고 결국 실패했다. 다음 회사의 대표 또는 업무보고를 받는 윗선 사람이 A를 잘못과 실수를 지적하고 계속 깐다. 이것은 '억까'가 아닙니다. 누가 하든 잘못과 실수를 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도 다음을 위한 정보습득, 도약, 경험치 상승에 도움이 됩니다. 이런 사람은 질책과 비난을 조절 못하는 '꼰대'로 보는 게 맞음.

 

'억까'는 A의 잘못도 실수도 해당하지 않는 상태에서 관계도 없는 상태입니다. 멀리서 보면 A의 업무 / 팀의 업무로 보이지만 가까이 보면 아무 관계도 아닌 상태인 사람을 억지로 까는 것이 '억까'입니다. 처음부터 좋은 말 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 하는 것이죠.

 

대표 또는 감사관이 A(팀장) 밑에 Z를 질책합니다. Z는 A에게 소속된 부하직원이지만 사무실을 쓸고 닦고 정리하며 복사하고 붙이는 잡무만 처리합니다.

 

"팀원이 시켜서 복사할 때 유심히 봤으면 잘 못 된 거 알 수 있잖아. 왜? 말을 안 했어!"

"박스 왜? 확인도 안 하고 옮겨서 문제를 만들어. 내용물이 다르면 말을 해야 할 거 아니야!"

 

Z는 같은 팀원이지만,  복사 내용의 관계자가 아니라서 내용을 보더라도 이해가 어렵고 내용을 알 필요도 없는 위치이며 빨리 처리하는 것이 Z의 일이다. 누군가 왼쪽에 박스를 놓으면 오른쪽으로 옮기는 게 일이며 포장이 되어 있어 뜯어보는 경우 오히려 문제가 생기고 그것이 무엇인지 어디에 쓰이는지 일하면서 대충 들어 알고는 있지만 정확하게 알 필요 없는 위치이다. Z는 일을 잘했고 팀원들도 열심히 일하는 Z를 좋아했다. Z는 같은 사무실을 쓰고 있지만 사무직원처럼 앉아서 하는 일이 아닌 빨리 움직여야 하는 몸을 쓰는 포지션이다. 프로젝트가 시작하면서 정신없이 움직이며 일했다.  Z는 10년 동안 자신의 일을 잘하고 있다.

 

Z에게 프로젝트 실패에 대해 일을 못 했다고 비난할 수 있나요? 팀 소속이라도 자세히 보면 엄연히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

 

Z에게 질책하고 원인을 묻는 행위가 '억까'입니다. '억까'하는 사람들을 보면 무능한 인간처럼 보이고 자리만 차지하는 사람 같은 것이 특징입니다.

 

또 한 가지는,. 질책을 하는데 질책의 이유가 질책을 하고 싶은 것뿐입니다. 어떤 말을 듣고 싶은지, 어떤 답이 있는지, 어떻게 했어야 하는지, 질문의 요점은 맞는지 등 삼자가 보면 질문의 요점이 이상하고 막무가내 질책이라는 게 특징입니다.

 

유명한 것으로 'MS오피스 관련 심문'이 있죠. 나중에는 심문자가 'MS'가 아니라 '한컴'이라고 말을 바꿨지만 심문회를 보는 내내 심문자가 무능해 보였습니다. "왜? 그랬습니까! 대답하세요!"만 주야장천 말하지 "이렇게 요렇게 하면 좋을 거 아닙니까!"라는 말도 없고 상대의 말을 들을 생각도 없는 것이 '억까'입니다. 진짜 무능 자체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심문회

'억빠'는 '억지로 빤다'로 재수 없는 인간형 말합니다.

 

좋아하고 아껴서 하는 '억빠'는 '억빠'가 아닙니다. 본인은 아끼고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타인에게는 아부 또는 자신은 관대하고 좋은 사람이라 평소 이렇게 사람들 대하고 있다는 가식적인 형태로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휴게실에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다 높으신 양반이 담배 하나 태우려고 들어오면,. 존경심을 표하면서 칭찬하고 자신의 일 보다 양반님의 일이 힘들지 않냐며 믿고 따른다고 하고 도와주십쇼 하고 그렇게 쪽쪽 빠는 중에 신입이 오면 '우리 신입 일 너무 잘해요.' 라며 양반님에게 신입 칭찬을 쪽쪽 빱니다. 이런게 '억빠'다

 

'억빠'는 당신을 칭찬하며 다른 사람도 같이 칭찬하고 자신은 이렇게 사람을 아끼고 칭찬하고 돈독하는 사람이라 표현하는 것이다. 양반님의 라인을 합류하고 싶고 아랫사람이 자신의 편에 오게끔 하려는 의도가 삼자의 눈에 보인다. 그냥 재수 없다. 꼭, 그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남을 빨아 주면서 자신의 관대함, 인간성 등이 좋다는 것을 보이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일 때 '억빠'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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